인희야. …언제나 똑같은 마지막. 찬열은 단 한 번도 나를 뒤돌아 보지 않았다. 단단한 등은 내 앞을 막아서고 있는데, 그게 찬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, 나는 찬열의 부름에 대답도 하지 못한 채로 항상 꿈에서 깼다. 매일 밤 간절히 기도했다. 그의 얼굴을 보게 해달라고, 그 부름에 대답할 수 있게 해달라고. ‘인희야.’ 찬열을 보내던 날, 누군가의 부름에 뒤를 돌았다. 찬열인 줄 알았다. 돌아와서 나 이렇게 멀쩡하다고, 그러니 이제 울지 않아도 된다고, 다 괜찮다고 말해줄거라 생각했는데. 찬열이 아니었다. 그의 친형인 은열이었다. 표정과 목소리, 체형 어느 하나도 다를 것이 없었다. 하지만, 찬열이 아니었다. “내가 밉죠?” “안 밉다고 하면 거짓말이야.” 찬열이 런던으로 떠났을 때 담담한 척 했었..